공개연성

구원(久遠). 1. 명사. 아득하게 멀고 오래됨. 2. 명사. 영원하고 무궁함. . . . 흐릿한 존재감으로나마 느껴지던 ‘그’가 꿈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형태를 하지는 않았으나 유중혁은 그가 자신의 꿈에 들어왔음을 알았다. 침범의 개념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어우러졌다는 표현이 더 알맞았다. 그러나 유중혁이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

■ 그리고 ■■. 유추할 수 있는 것과 유추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감히 예상해볼 수 있는 것. 똑똑. “중혁아.” 이 파일을 그러니까 이 메시지를 작성한 이가 도서관장이라는 예상에 예감을 더하며 유중혁은 닫힌 문 너머 그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그의 이름이 궁금해진 순간이었다. 그저 물어보기만 해서 끝날 일이면 참 편할 것을, 유중혁은 미리부터 직감했다....

“오렌지 주스? 커피?” “커피.” 고작 그 정도 일을 지체할 필요는 없었기에 유중혁은 곧장 도서관장이 요리하는 뒷모습부터 유심히 관찰했다. 토스트 옆에 올렸던 계란부터 곧장 버린 도서관장은 종이행주로 접시의 기름 자국부터 깨끗하게 닦았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일반 딸기보다 유달리 더 붉은 잼과 땅콩버터, 큐브 형태의 버터를 꺼냈다. 유중혁도 익히 알고 있...

구원(丘園). 1. 명사. 언덕에 있는 화원이나 과수원. 2. 명사. 세상을 피하여 은거하는 곳. . . . 남은 질문권 두 개를 언제, 어떻게 써야 할까. 그것을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다. 유료화가 된 이후, 신체적인 부분은 정말 무슨 게임의 캐릭터 조정하듯이 자유자재로 조율할 수 있었는데 고작 서재 청소 한 번을 도왔다고 피로감이 몰려들었는지, 침대에 누...

도서관장의 서재는 청소하는 이에게 있어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니까 유중혁이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았다는 뜻이다. 간단히 책장과 책 사이의 먼지를 터는 것부터 시작해서 묵은 때가 낀 장식과 창틀을 닦아내는 것까지 자잘하면서도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지라, 어느새 아침 식사 뒷정리를 끝내고 청소에 동참한 도서관장과 함께 두 사람의 손에는 당연스레 먼지떨이...

하얀 길이 뚝 끊어지는 지점에서부터 펼쳐지는 푸른 초원은 어제보다 더 생기 있는 움직임으로 산들거렸다. 정오로 느긋하게 기우는 볕은 이제 따스한 정도로 적당해서 해변으로 향하는 유중혁은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평소보다 약간 빠른 듯한 걸음을 더욱이 재촉해 파아란 물결이 넘실대는 것이 보이는 거리까지 도착했을 때, 유중혁의 시선은 더 이상 바다에 머물러있...

회귀(回歸). 명사.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돌아감. . . . 도서관장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유중혁이 얻을 수 있었던 정보는 단 세 가지였다. 첫 번째, 유중혁 본인만큼은 아닐지라도 도서관장은 썩 요리를 잘했다. 두 번째, 도서관장은 유중혁에게 지대한 호감이 있으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세 번째, 도서관장은 ‘유중혁’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

현대식이다 못해 소름 끼칠 만큼 깨끗한 외부와는 극명히 다른 고전적인 내부 취향답게 방 또한 상당히 아늑한 분위기였다. 침대와 탁자, 책상과 의자, 그리고 바깥 정경이 한눈에 보이는 창가에는 화분도 있었다. 유중혁이 들어온 방문 말고도 침대와 가까운 자리에 문이 하나 더 있었다. 도서관장이 말한 대로 화장실일 것이다. 도서관장의 방으로도 연결되는 화장실 문...

아주아주 천천히 연재합니다~ ―――――――――― [메인 시나리오가 도착했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 96 ― ‘■■’> 분류 : 메인 난이도 : ??? 클리어 조건 : 이곳에서 당신의 ■■을 직접 찾으시오. 제한시간 : 8일 보상 : ■■ 실패시 : ??? ―――――――――― 무미건조한 시선이 찰나, 허공에 멈추었다가 느릿하게 깜박였다. 그러기...

내가 키운 S급들 || 성현제 X 한유진

언젠가 짧은 회지로 내려고 했는데 시그마님께서 이미 이거저거 잔뜩 해버리셔서... 눈과 팔을 잃은 성현제가 유진이를 납치감금하는 내용입니다만, 제가 끝을 못 볼 것 같아서 그냥 올립니다... 시그마님... 저한테 왜그러세요 진짜(mm “왜 나의 세계에는 네가 없을까.”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유진은 입술까지 배회하던 한 마디를 꾹 씹어 삼켰다. 그도 그럴 듯...

“알았냐? 냉장고에 있는 반찬은 너 혼자만을 위한 게 아니란 말이다. 다 같이 먹고 살자는 반찬이니까 그게 죄다 네 위장으로 들어가면 다시 다 끄집어 낼 줄 알아라. 밥통에 있는 밥은 네 한 끼가 아니니까 정확히 반분으로 나눠서 저녁까지 버틸 것! 누가 오면 자연과 일심동체가 되어 없는 척 해야 한다. 어디 나가지도 말고, 그리고—” “형씨, 자꾸 잔소리하...